Book 독서

생존과 허무 쇼펜하우어의 인생론

카페징유 2024. 3. 12.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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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3.11. 월요일

매년 부활 전 사순절 시기는 항상 힘들다.
올해도 어김없이... 그렇다.
작년한해 미친 듯이 바쁘게 지내면서
많은 것을 얻으려다 더 큰 것을 잃어버린 듯한 상실감에 마음이 아프기도 하다.

요즘 이런 나의 마음에 위로를 주는 것은
책밖에 없네.

1788년 2월 22일생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236년 전에 태어난  독일의 철학자.
세상은 변하고, 아날로그에서 디지털시대로 진화해도 인간이 삶에 대하여 느끼는 고뇌와 사색은 큰 범주안에서 똑같은 궤도를 그리고 있는 느낌이다.
행복, 재산, 사랑에 대한 자세.
명예와 명성, 인격에 대한 잠언과
자신에 대한 처세술, 다른 사람에 대한 처세술까지 19세기 이 철학자의 글이 와닿는 이유는
지금 21세기에도 인간의 삶은 행복!! 에 집중되기보다
<인생은 고, 고통>
여전히 물질의 풍요 속에도 고통의 연속이고,
고통이 사라졌다고   생각하는 순간, 행복한 삶을 느끼기보다 우리는 곧 권태의 포로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라는 그의 말에 깊이 공감이 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생존과 허무 by 쇼펜하우어

제1장 고뇌에 대하여
   고통은 적극적으로 작용하는 반면, 행복과 쾌락은 소극적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어떤 사람의 삶이 행복한지 불행한지는 그 자신이 누린 기쁨과 즐거움이 얼마나 컸는지보다 고통이 얼마나 작았는지 측정해야 한다 (12p)

결핍이 민중에게 가해지는 채찍이라면, 지루함은 상류층에 가해지는 무서운 형벌이다 (48p)

인간의 생사는 자연에게 아무런 타격도 주지 않는다. 그러므로 우리는 죽음으로 인해 상심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우리도 실은 자연의 일부분이기 때문이다. (73p)

양심의 약 5분의 1은 타인에 대한 두려움,
5분의 1은 종교적 두려움,
5분의 1은 선입관에서 비롯된 두려움,
5분의 1은 허영에서 비롯된 두려움,
나머지 5분의 1은 관습상의 두려움
(123p)

사교는 모닥불에 비유할 수 있다. 즉, 지혜로운 사람은 모닥불에서 어느 정도 떨어져서 불을 쬐지만, 지각이 없는 사람은 가까이에 앉아 있다가 손을 데이고는 한파 속에서 모닥불의 위험성만을 탓한다.
(181p)

생존과 허무의 책에서 소크라테스 이야기를 하고 있다. 어느 날, 어떤 사람이 소크라테스를 비난하고 비웃는 것을 본 주변 사람이 소크라테스에게 "선생님은 이런 모욕을 당하고도 수치스럽지 않습니까?"라고 물으니, 그는 "내 얘기가 아니라네"라고 대답했다 (252p)

<인생의 예지를 위한 잠언>
소중한 시간에 과거에 실현할 수 없었던 기대를 떠올리고, 미래의 불안감에 이끌려 음산한 얼굴을 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옛날 일을 후회하고, 앞날의 일을 걱정함으로써 현재의 멋진 시간을 버리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기 때문이다.
(269p)


활동 범위가 확대될수록 불안, 욕망, 공포도 커진다

모든 제한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 즉, 우리가 활동하고 접촉하는 범위가 좁으면 좁을수록 우리는 그만큼 행복해진다. 인생의 후반부가 전반부보다 슬픈 장면이 더 많은 이유도 인생이 진행될수록 우리의 목적과 범위가 확대되기 때문이다. 활동범위가 좁아지면 괴로움의 내적 요인이 소멸된다. 단, 정신의 활동 범위를 좁히는 것은 수많은 괴로움의 간접적인 원천인 지루함을 가져올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진실로, 한 가지 시간 속에서의 평정은 어려운 법이다. (274p)

아리스토텔레스의 명언
<행복은 스스로 만족하는 사람에게 있다>
는 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쇼펜하우어는 19세기 초반의 염세주의적 경향을 철학영역에 반영시킨 인물.
하지만 이중부정은 강한 긍정이라 하지 않았던가...
비관적이고 부정적으로 말하는 것처럼 보이다가도 가만히 곱씹어보면 지극히 현실적인 팩트폭격으로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한다.

어쩜 지금 이미 내가 희망으로만 가득한 꽃다운 나이가 아니라서 공감할 수도 있겠다.
내 건강에도 이상신호를 감지하기 시작할 나이가 되니,
적당히 체념하게 되나 보다.
벌써 내 나이가
인생과 타협하기 시작하는 시점이 도래했다니
부정하고 싶지만 동감하고 있나 보다.

더 건강해지려고 열심히 했을 뿐인데
오히려 독이 되었다...
ㅡ.ㅡ
얼척없다?는 생각에 화가 나는데
해결할 방법이 없다.

노력도 할 수 없게 될까 봐 두려움이 더 커진다.

토닥토닥... 시간이 약이겠거니...
집에서 조용히 지내다 보니
생각이 많아지고
지루함에 몸부림치는 요즘.
그런데 다시 예전처럼 땀을 흘릴 순 없고
마음만 괴로워서
닥치고 독서에 열중 중이다.
쇼펜하우어의 말처럼 인생은 고통으로 시작되고 허무로 귀결이 되나 보다 싶다.
지금 나의 상태는 그렇다.


쇼펜하우어의 소품집, 요즘 인기 있는 베스트셀러의 제목이 내 눈길을 끌었다.

남에게 보여주려고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


사순절이 지나고
부활이 오면 좀 나아지겠지...

지금은 내게 온전히 쉬라 하신다.
제발 좀 쉬라 하신다...

인생은 그렇게 흘러간다.
네.. 네..
주님 뜻대로 하소서..

모닝커피가 고프다...

징유 징유
카페징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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