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zil, Rio de Janeiro 히우지자네이루

브라질 리우데 자네이로에서 소매치기를 만났다

카페징유 2022. 7. 18.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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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10

나는 왜.. 우리 가족은 왜... 치안이 안 좋다는 지구 반대편까지 가서 그렇게 치열하게 살아야 했을까... 한국에 있는 식구들 걱정할까 봐 늘 좋은 얘기만 하고, 살만하다, 괜찮다... 하면서 갓난아기 낳아서 독박 육아 5년을 버티며 키워서 왔다. 시어머니 브라질에 오셨을 때 남편 회사일로 바빠... 내가 혼자 모시고 용감하게 떠났던 리우 데 자네이로 여행 중에는 대성당 앞에서 소매치기 강도를 만나... 무서운 눈빛으로 날 보던 그 브라질 청년이 내 목에 토스 소녀 목걸이를 아주 세게 낚아채서... 목걸이가 내 목에서 그냥 끊어져 나가는 순간, 난 온 사지가 떨려서 외마디 비명을 외치며 그 자리에 주저앉아 온몸을 덜덜 떨어야 했다.
아름다운 대성당 앞에서 강도라니... 내 비명에 앞서가던 어머님은 더 놀라셨고... 떨리는 나를 붙들고 성당 안으로 재빨리 인도해주셨는데, 성당 안에 앉아 제대 앞 예수님상을 보며... 그 강도의 날카로운 손톱상처가 내 목에 심하게 남았지만... 내 목숨이 무사하고 어머님이 당하지 않고 내가 당해서 다행이고, 내가 메고 있던 여권이 든 가방을 훔쳐가지 않아 다행이고, 총은 들이대지 않아 더 다행이라며 부들부들 떨면서 앉아 감사기도가 절로 나왔었다. 오히려 내가 소중히 아끼던 소녀 목걸이가 내 목숨을 살렸다 싶었다.

사실 내 인생에서 지우고 싶은 기억중 하나이다.
벌써 7년 전이다.
지금이니 이렇게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본다.
톡톡이 동생으로 딸을 갈망하던 나는 그 소녀 목걸이를 늘 목에 걸고 다니면서 둘째는 예쁜 딸로 주시라고 기도하곤 했었는데... 그 무서웠던 강도 소매치기 사건 이후... 내 운명엔, 내 팔자엔 딸이 없으려나... 싶었다.
여행 후 남편이 걱정할까... 대수롭지 않게 얘기하고 넘어갔었고, 친정식구들한테도 대충만 이야기했었던 거 같다.



2015.10.9~10/10일
어머님이랑 1박 2일 rio de janeiro 여행.
어머님이 브라질 여행을 2015년에 오실 줄 알았다면 우리 가족 5월에 큰맘 먹고 rio de janeiro 여행을 미리 하지 않았을지도... 큰맘 먹고??라는 말은 워낙 치안이 안 좋으니 다들 첫 번째 여행 때는 혹시나?라는 생각에 긴장을 많이 하게 되는 여행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대 포기할 수 없는 필수 여행코스이기도 하고 당시 우리는 방탄차를 탔기 때문에 방탄차 하나 믿고 어린 톡톡이 데리고 열심히 다니기도 했었다.
그 땐 젊었고 우리도 청춘이었던 듯.

리오 데 자네이로의 유명한 대성당 (피라미드의 형상)
스테인드글라스가 특히 인상적이던 아름다운 성당!!
(목걸이 소매치기 사건으로 덜덜 떨 다 나와서... 아름다움을 온전히 느낄 새가 없었지만)
>> 늘상 듣던 행동강령데로 걸어서 대성당으로 이동하지 말았어야했다. 찻길 하나만 건너면 바로 대성당이 보이는 위치라 택시타기도 너무 애매한 거리라서 걸어서 대성당을 진입하려고 했던 게 문제였다.
어머님이 쓰고 다니시던 모자 또한 브라질 애들이 잘 쓰지 않는것이라 관광객티가 많이 날 거 같아서 모자를 쓰지 마시라 하고 싶었지만..그렇게 하지 못했던 것도 실수였다.

성당입구에서 목걸이 소매치기만 당하지 않았어도..ㅜㅜ

Rio de janeiro 예수님상. 1박 2일 여행이라 트렁크 가방없이 가볍게 간다고 챙겼던 가방 2개. 마지막날이라 바로 공항으로 가야해서 저 가방들을 다 들고 다녔으니...그나마 가방 뺏기지 않고 목걸이만 낚아채가서 하느님 감사합니다!! 였었지



브라질에서 4년 사는 동안 무탈했기에 더 겁이 없었던 것 같다. 다들 이렇게 느슨해질 즈음 강도 한 번씩 당한다고 조심하라 했었는데...
1박 2일 일정이 끝나고 대성당투어를 끝으로 어머님과 택시로 공항이동하려고 했었는데...
마지막 일정 대성당 입구에서 소매치기 강도를 만났던것!!!


브라질이 한국처럼 치안이 안전한 나라가 되려면 얼마나 시간이 지나야할까...

브라질에 살면서 내가 잃은 단 하나...
Tous 소녀 목걸이
다시 하나 사러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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