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ily & David Life/Baby 첫번째 하느님의 선물

유치원 오리엔테이션에 가다...

카페징유 2015. 6. 4.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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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1월 28일

  2월2일 첫 등원을 시작하는 우리 톡톡이....

  유치원에서 1월말에 오리엔테이션을 해주었는데... 평일 저녁7시라 무턱씨는 당근 참석하지 못하였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톡톡이를 데리고 가면 오리엔테이션 내용을 집중해서 듣기 어려울것 같았는데, 딱히 맡길데도 없고...

육아도우미(바바)도 없는 나는 어쩔수 없이 톡톡이 데리고 오리엔테이션 시간에 맞춰서 갔는데...

아니나 다를까... 아이를 데리고 온 사람은 나밖에 없어보임 ㅡ.ㅡ

  유치원 1세~5세까지 각각 교실을 5개반으로 나누어서 학부모들을 모아 따로 오리엔테이션이 진행이 되었는데....

 톡톡이 유모차에 앉혀두고, 잠깐 사진찍는데도....

우리 톡톡이, 아니 우리 백만돌이 녀석.... 가만히 앉아 있을리 없다.

계속 유모차에서 내린다고 몸을 비틀고 낑낑거려서....

나는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 ㅡ.ㅡ

 

 평일저녁인데도, 나를 제외한 학부모들은 거의 부부동반으로... 아빠들도 모두 참석한 분위기였다.

이런 분위기인데... 나는 남편도 없이 꼬맹이까지 데리고 갔으니.... 왠지 또 미혼모가 된 듯한 슬픈느낌

 본격적으로 프리젠테이션이 시작되었을때... 교실제일 뒤에서 찡얼거리며 바닥을 뒹굴기 시작하려는 톡톡이 때문에  난 도저히 교실에 앉아있을수 없어서 톡톡이를 유모차에 태워서 밖으로 나왔는데... 이런 나를 지켜보던 코디네이터가 안타까웠는지, 더웠던 여름날씨에 교실안에 에어컨을 시원하게 틀어놓은 상황이었는데... 창문을 열어주며... 밖에서라도 프리젠테이션하는것을 들을 수 있도록 배려를 해주기도 했었다. 학부모들을 처음 보게된 날이었는데 처음부터 이런 모습이라니... ㅠ.ㅠ

그러나 복도에 나와서도 가만히 있지 않는 우리 백만돌이녀석 ㅡ.ㅡ

학교 들어설때 보였던 놀이터쪽으로 가고싶다고... 졸라대니...

난 더이상 오리엔테이션에 목을 맬 수가 없었다.

열심히 듣고 있는 다른 학부형들을 뒤로하고....

난 톡톡이랑 놀이터로  GOGO!!

 

 모래사장있는 놀이터에 도착하자마자 신발하고 양말 혼자 척척 벗어던지고 뛰어 들어가서

 신나게 놀기 시작한 우리 톡톡이...

에휴.....

 놀이터에 보니 다른 꼬맹이 여자애기도 하나 있었다. 옆에 앉아있는 아래위 하얀색 옷을 입은 언니는 육아도우미 (바바)

브라질에 중상류층 애들은 거의 대부분 바바를 고용해서... 엄마가 아이를 직접 케어하는 경우가 드물다. 상파울루에 전문직 맞벌이 부부가 많아서 엄마들이 직장맘인 경우라 바바를 쓰기도 하지만, 전업주부인데도 아이가 어리면 바바를 쓰는게 그냥 보편화되어 있다. 그냥 문화다. 아래위로 하얀색 옷을 입기때문에 더 눈에 띄는 바바들...

 엄마가 무슨생각중인지.... 알턱이 없는 우리 톡톡이는 열심히 모래놀이 하시는중..

 

 바바가 혼자놀던 꼬맹이를 우리 톡톡이랑 붙여서 놀게 하려고 시도하는듯 했는데....  친구와 같이 놀기보다는 혼자놀이에 더 심취해 있었던 우리 꼬맹이....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음 ㅋㅋ

 배에서 빠져나와 다시 혼자 놀이 삼매경이시다.

이제는 친구들과 같이 노는법도 배우고,사회성도 키워줘야 하는 시기이니....

톡톡이 유치원에 보내면 좀 달라지려나? 란 생각을 했던것 같다.

 

 오리엔테이션은 Aubrick 본교가 있는 모에마 바로 옆동네 Cambo Belo의 캠퍼스에서 열렸다. (초등학교 학생들 캠퍼스인셈)

Aubrick유치원은 Campo Belo에도 있고 Moema에도 있는데....... 초등학교에 더 가까이 붙어있는 Campo Belo쪽 캠퍼스를 엄마들이 조금더 선호하는듯 보였다. 난 톡톡이를 스쿨버스 태워서 보낼 생각이 없었던 지라.. 그냥 모에마 캠퍼스로 결정!.

바이링궐이면서 상파울루에서 최초로 영국 캠브리지대학의 캠브리지코스 교육 인증을 받은 학교인 Aubrick은

국제학교는 아니지만 나름 교육열이 상당히 높은 부모들이 선택하는 학교로 느껴졌고, 내가 만난 톡톡이유치원의 학부모들 대부분이 전문직에 종사하고 있었다. 특히아빠뿐 아니라 엄마의 직업도 의사나 공무원 아니면 외국계기업에 다녀서... 대체로 엄마들도 영어소통이 가능해서 포어가 부족한 나로써는 영어로 엄마들과 편하게 대화할 수 있다는게 더 좋았다.

 

 

 

 사진이 다 흔들렸네...

 

무턱씨, 톡톡이 오리엔테이션 참석도 못하고

  나혼자만 미혼모처럼 아빠도 없이 참석해서

  톡톡이 봐주는 바바도 없는지라,

  오리엔테이션은 듣지도 못하고 헛걸음한거 같아서 기분이 괜히 꿀꿀!!

 무턱씨한테 까톡질로 푹풍 투덜거림을 했지만,  꿀꿀한 기분이 사그라들지 않았더랬다.

 

  결국 톡톡이 유치원보내는건.... 유치원가서 재미있게 잘 놀다오라고 하는것이었으니...

  우리 톡톡이 저렇게 재밌게 노는게... 내가 교실에서 이론적인 내용 듣는것보다 백배 나은것이리! 생각하며....

  마음을 추스리고 집으로 돌아왔었다.

 

그런데 다음날 바로 유치원 코디네이터가 보낸 메일이 있어서 읽어보니,

오리엔테이션때 톡톡이랑 같이 와서 제대로 듣지도 못하고 간거 같아서 미안하다며,

따로 개인적으로 오리엔테이션 해준다고, 편한 시간에 유치원으로 오라고...

톡톡이 봐줄 사람 없으면 톡톡이도 데리고 와도 좋다고.

개강 준비하러 미리 나온 쌤들이 있으니, 개별 오리엔테이션 해주는동안 톡톡이 봐주라고 하겠다고...

 

내가 먼저 요청하지 않았는데 유치원에서 알아서 이렇게 세심하게 배려해주는것을 보니 더 믿음과 신뢰가 갔더랬다.

그리고 실제로 개별 오리엔테이션날

5명의 유치원쌤들과 보조쌤들 2명... 이렇게 7명의 쌤들이 우리 꼬맹이 톡톡이 하나한테 달라붙어서 장장 1시간가걍

교실에서 같이 놀아주시는 모습을 보고 진심으로 가슴이 뭉클하기도 했다.

 

Aubrick의 꼬레아누...유치원에서 Korean 베이비는 처음이라며.....

톡톡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다고 이뻐해주시는 모습들을 보니....

처음 유치원 보내며 불안하기도 했던 마음이 있었는데, 그런 불안감이 그냥 눈녹 듯 다 사라졌었다.

 

나도 인복은 많은데...

우리 톡톡이는 나보다도 더 인복이 많은것 같다.

 

그렇게..우리 톡톡이의 첫 유치원 생활이 시작되었다.

브라질에서 태어난 우리아가 톡톡이가, 한국으로 돌아가기전에 브라질에서 유치원 생활을 조금이나마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축복이다.

 

Aubrick덕분에 나도 30개월만에 다시 얻은 꿀맛같은 자유시간....

나의 브라질삶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2015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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